광주 ACT 페스티벌 2026, 로봇에게 말을 걸고 광장으로 나오는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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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ACT 페스티벌 2026은 로봇과 인공지능을 구경하는 축제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간다. 기계가 매끄럽게 답할수록 사람은 무엇을 의심하고 판단해야 할까. 11월 8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백남준의 오래된 로봇부터 대화를 나누는 신작, 몸으로 들어가는 XR까지 이 질문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꺼낸다. 7일 토요일이라면 전시를 보고 오후 4시 아시아문화광장의 미디어월까지 이어 보는 도심 문화 여행이 가능하다.
광장에서 지하의 전시장으로
ACC는 광장만 보고 지나치면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다. 민주평화교류원을 제외한 주요 시설이 지하에 자리한다는 전당의 안내처럼, 열린 광장 아래에 공연장과 전시실이 펼쳐진다. 방문자센터에서 먼저 동선을 확인하고 문화창조원 복합전시 3·4관으로 내려가는 편이 좋다. 넓은 전당을 무작정 걷기보다 오늘의 목적지를 하나 정하면 공간도 읽힌다. 광주의 역사적 장소와 동시대 예술이 맞닿아 있는 위치를 느끼려면 입장 전 광장 주변을 한 번 둘러보자.
백남준의 로봇과 말 잘하는 기계 사이
전시의 주제는 ‘아이, 휴먼: 테크네세(世)에 응답하기’다. 기술이 감각과 판단에까지 영향을 주는 시대를 묻는 이름이다. 공식 소개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백남준의 <로봇 K-456>과 노진아의 <네르바 아티피시아>를 나란히 놓는 방식이다. 전자는 1964년 구상된 기계 인간을 바탕으로 1996년 제작된 작품이고, 후자는 관람객과 대화하는 인공지능 로봇이다. 한쪽은 서툰 움직임으로, 다른 한쪽은 너무 자연스러운 말로 기계의 한계를 드러낸다. 작품을 빠르게 소비하기보다 ‘어느 쪽의 실수를 더 쉽게 알아차릴까’라는 질문을 품고 보면 전시가 오래 남는다.
XR은 먼저 자리를 확인해야 한다
체험형 작품 <블러>와 <트레이스: 애도의 프로세서, 광주에서>는 헤드셋을 쓰는 XR 작품이다. <블러>는 몰입형 공연과 가상현실을 결합하고, <트레이스>는 여러 사람이 함께 참여하는 위치 기반 VR 다큐멘터리다. 전시실의 다른 작품을 보는 것과 운영 방식이 다르다. ACC는 XR 체험을 사전 신청자 중심으로 운영하며 현장 참여는 남은 자리가 있을 때에 한한다고 안내한다. 당일 무작정 가서 두 작품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자. 예약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자리가 없다면 일반 전시를 중심으로 시간을 쓰는 편이 낫다.
오후 네 시, 광장의 화면으로 돌아오기
문화창조원에서 나온 뒤 광장으로 돌아오면 전시의 마지막 장면을 야외에서 볼 수 있다. ACC 보도자료에 따르면 아시아문화광장 미디어월에서는 협업으로 제작한 미디어파사드 작품 15점을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상영한다. 이 상영은 12월 31일까지 예정돼 있어 페스티벌 전시와 종료일이 다르다. 7일 일정이라면 낮에 전시를 보고, 늦은 오후 광장의 화면을 거친 뒤 거리로 나가는 순서가 자연스럽다. 날씨와 현장 운영 상황은 방문 전 다시 확인하자.
전시 뒤의 식사와 도심 산책
식사는 전당 안에서 급히 해결하기보다 인근 충장로로 옮겨 잡으면 좋다. 광주관광은 충장로를 도심의 대표 거리로 소개한다. 간단한 광주식 분식이 당긴다면 시 관광 누리집에 실린 충장로안길의 은성김밥에서 상추튀김을 고를 수 있다. 개별 업소의 영업시간과 휴무는 바뀔 수 있으니 방문 전에 확인해야 한다. 한 끼를 먹은 뒤에는 5·18민주광장 쪽으로 다시 걸어 나와 옛 전남도청 일대의 위치를 살펴보자. 현대의 디지털 작품을 본 직후 광주의 기억이 남아 있는 지상 공간을 마주하면, 오늘의 기술에 관해 묻는 전시가 뜬구름처럼 끝나지 않는다.
이 주말을 권할 사람, 서두르지 말아야 할 사람
이 여행은 새로운 기술을 무조건 반기거나 경계하기보다 작품 앞에서 자신의 판단을 시험해 보고 싶은 사람에게 잘 맞는다. 전시 하나와 광장 상영, 짧은 도심 식사를 묶으면 하루가 과하게 길어지지 않는다. 반면 모든 작품을 손으로 조작하는 체험 행사로 기대한다면 다소 다를 수 있다. XR 작품은 예약이 필요하고, 영상 작품에는 머무는 시간이 든다. 어린이와 함께라면 모든 공간을 한 번에 훑기보다 관람 가능한 작품과 연령, 남은 예약 자리를 먼저 확인하자. 페스티벌 전시 종료일은 11월 8일이므로 이번 주말 이후의 방문이라면 다른 ACC 프로그램을 찾아야 한다.
ACT 페스티벌 2026 전시는 2026년 10월 23일부터 11월 8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전시 3·4관에서 열린다. 토요일 전시 시간은 10:00~20:00, 관람료는 무료다. XR 체험은 별도 사전 신청을 확인해야 한다. 장소와 예약 정보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시 안내에서, 미디어월 운영은 ACC 공식 보도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보 확인일: 2026년 11월 7일. 문의: 1899-5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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